Letter from Berlin and Seoul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Welcome to the Letter from Berlin!

이번 여름, 한국 미술을 베를린에서 만나볼 수 있는 《뒤집기》 전시를 서울과 베를린 갤러리에서 진행합니다. 에스더쉬퍼 서울의 긴밀한 협력으로 큐레이팅한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사의 다섯 세대를 아우르는 작가들과 다양한 매체에 걸친 작품 세계를 선보입니다. 이번 전시는 에스더쉬퍼 서울 개관 1주년을 앞두고 오래전부터 지속한 한국과의 인연을 되돌아보고 기념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이번 전시와 참여 작가들을 소개하기 위해 Letter from Berlin을 보내드립니다. 전시 전경, 작가 스튜디오 모습 등 다양한 자료를 보실 수 있습니다. 작가가 추천하는 서울의 장소들도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 가이드는 에스더쉬퍼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만나보실 수 있으며, 아래에서 몇 곳을 미리 보실 수 있습니다.
 
Exhibition views: Dui Jip Ki / 뒤집기, Esther Schipper, Berlin, 2023
Photos © Andrea Rossetti
참여 작가 8인(서울 전시는 7인)의 작품은 각각 한국 현대 미술의 특정한 시점이나 요소와 접점을 갖습니다. 《뒤집기》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사회적, 정치적 이념에 비판적인 시선을 던지고 남다른 개념적 접근 전략을 구사하고 전복된 정체성과 평행 역사를 다루거나 전통 기법과 물성을 뒤집고 새로 발견합니다. 이는 기원, 성숙, 출현의 미학적 여정으로 읽어낼 수 있습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의 문화 발전의 서사는 다분히 이분법적인 특징을 보여왔습니다. 한국의 사회정치적 근간과 한국 현대미술의 바탕은 남과 북, 사회적 현실주의(민중미술)와 추상주의(단색화) 등과 같은 양분화된 구도로 형성되어 왔습니다. 전후 한국 미술의 주요 미술운동인 단색화와 민중미술도 이러한 이분법적 특징을 지녔습니다.
Exhibition views: 뒤집기 / Dui Jip Ki, Esther Schipper, Seoul, 2023
Photos © Sangtae Kim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의 문화 발전의 서사는 다분히 이분법적인 특징을 보여왔습니다. 한국의 사회정치적 근간과 한국 현대미술의 바탕은 남과 북, 사회적 현실주의(민중미술)와 추상주의(단색화) 등과 같은 양분화된 구도로 형성되어 왔습니다. 전후 한국 미술의 주요 미술운동인 단색화와 민중미술도 이러한 이분법적 특징을 지녔습니다.

1970년대 초에 발현한 단색화는 전후 시대에 전 세계적으로 성행한 모노크롬 회화를 한국적으로 구현하는 학파입니다. 한국의 단색화는 수행적 과정과 개념적 의도의 핵심에 있는 명상적인 요소를 강조한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단색화 작가들은 행동과 비행동의 철학적 개념을 참조하고, 작품의 본질을 동아시아적인 것으로 바라봅니다.

1970년대 후반부터 형성된 민중미술은 당대의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대해 발언 및 대응하고, 냉혹한 현실과 동떨어진 기존의 심미주의적 형식주의를 반성하는 미술운동입니다. 민중미술가들은 민속미술이나 민속문화를 참조하여 민중과 직접 소통하고 다가갈 수 있는 미술을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들의 사회적 사실주의는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투쟁을 묘사하고, 동시에 서민의 삶과 한국 고유의 풍경을 통해 민중의 힘과 생명력을 기립니다.
Presentation of works by Lee Bae
Exhibition view: Dui Jip Ki / 뒤집기, Esther Schipper, Berlin, 2023. Photo © Andrea Rossetti
21세기에 들어서며 이러한 이분법은 더 이상 중요한 의미를 갖지 않게 되었습니다. 특히 1993년 서울에서 개최한 휘트니 비엔날레, 1995년 제46회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 건립, 1995년 첫 광주비엔날레 등을 시작으로 1990년대 초부터 한국 미술이 국제적으로 알려지고 교류하며 많은 한국 작가들은 앞선 두 미술운동의 본질주의와 민족주의로부터 멀어졌습니다. 이번 전시는 한국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과 생동감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이배(b.1956)는 한국 현대미술의 2세대 작가입니다. 작업 과정에 원형적이고 변혁적인 개념을 접목해 전후 단색화와 동시대 미술을 연결하는 교두보를 놓습니다. 작가는 나무, 불, 한지(닥종이)를 사용하여 한국 민속 문화와 공예의 정신과 전통을 조각, 설치, 드로잉 등 다양한 작품으로 풀어냅니다. ‘숯’은 이배 작품세계의 핵심적인 변혁의 소재로, 한국의 자연과 역사에서 영감을 받아 개인적인 것부터 문화적, 정신적인 것까지 풍부한 의미를 갖습니다.
Presentation of works by Lee Bae
Exhibition view: Dui Jip Ki / 뒤집기, Esther Schipper, Berlin, 2023. Photo © Andrea Rossetti
숯은 전통적으로 한국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녔습니다. 정월대보름에 솔가지를 태우는 풍속 의식인 ‘달집태우기’, 집안의 악령을 물리치고 습도를 조절한다는 믿음 등으로 볼 때 숯은 전통적으로 영적인 힘을 지닌 정화 물질이라고 믿어왔습니다.

숯은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어 이배는 해외에서 활동하면서도 숯의 물성을 다양한 측면에서 탐구할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 오랜 기간 생활한 작가가 자신의 문화적 뿌리에 다가갈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Lee Bae studio views. Courtesy of the artist and Johyun Gallery. Photos © Studio Lee Bae
〈Issu du Feu〉는 첫눈에는 단단하게 묶인 거대한 숯 다발의 단면처럼 보이며, 날카로운 도구로 자른 듯 표면이 매우 매끄럽습니다. 실제로 이 작품은 캔버스 위에 잘라낸 숯 조각들을 정렬해 붙이고 다듬어 제작했습니다. 자연과 시간에 의해 만들어진 수백 개의 나뭇결과 나이테가 캔버스를 채우고 다양한 각도로 빛을 굴절시킵니다.

언뜻 보았을 때 단순히 검은색으로 인식되었던 숯은 마치 빛의 백과사전처럼 무수한 시각적 표현을 자아냅니다. 다양한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화면은 가장 희미한 빛부터 가장 밝은 빛까지, 희미한 그림자부터 보는 이의 선명한 그림자까지 빛 스펙트럼 전체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Lee Bae<br>

Lee Bae

Issu du feu 6y, 2002


Charcoal on canvas
175 x 140 cm

문의
 
전현선(b. 1989)은 녹색, 검은색, 파란색이 두드러지는 한국적인 색채 팔레트를 사용하는 특유의 화법을 사용합니다. 작가의 형상들은 기하학적 표상과 은유의 풍경 사이를 부유합니다. 수채를 사용한 작가의 그림은 매끈하고 광택이 없는 표면으로 표현되는 평면성과 표현 자체에 중점을 둡니다. 작품에 나타나는 도상들은 지적이고 직관적으로 읽히는 삼차원 형상인 동시에 작품 구도의 평면성을 강조하는 이차원성을 모두 갖췄습니다. 화면 속 기하학적 오브제는 작품을 설치하는 삼차원적 방식으로 종종 화면 밖에서도 나타납니다.
Presentation of works by Hyunsun Jeon
Exhibition view: Dui Jip Ki / 뒤집기, Esther Schipper, Berlin, 2023. Photo © Andrea Rossetti
작품에서 특히 자주 등장하는 모티프는 원뿔입니다. 수학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고전적 도형인 원뿔은 작품에 평면 또는 입체적으로 나타나지만, 작가에게는 더 넓은 의미에서 모호함을 상징합니다. 구체적인 이미지 정보들 사이에 놓여있던 원뿔을 가장 중요한 주인공인 동시에 그 자체로 아무것도 아닌, 비어있는 여백으로 본 것입니다. 작가는 “서사를 읽어내려는 노력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처럼 기능했고, 그래서 존재 이유가 분명했다. 점차 너무 중요해져서 그 기능을 잃었을 때 뿔은 사라지고 도형의 파편과 단편들이 화면 곳곳에 분산되듯 흩뿌려졌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Hyunsun Jeon<br>

Hyunsun Jeon

When You Believe, 2023

Watercolor on canvas
200 x 100 cm

문의
전현선은 작품 속 형상과 도형에 의미를 부여하고, 다시 그 의미로부터 벗어나는 시도를 지속합니다. 화면에 기하학적 형상과 일상의 사물을 등장시키고, 초기 디지털 이미지 또는 픽셀이 깨지는 듯한 모습을 연상시키는 단순화된 풍경의 형상 언어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1. Exhibition view: Art Spectrum 2022, Leeum Samsung Museum of Art, Seoul (2022). Courtesy of the artist and Leeum Samsung Museum of Art, Seoul. Photo © Sangtae Kim. 2. Studio view: The artist and her son (2023). Photo © baufoto. 3. Exhibition view: Meet me in the Middle, Gallery2, Seoul (2022).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2, Seoul. © Sangtae Kim. 4. Exhibition view: From Fig to Cone, Gallery2, Seoul (2020).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2, Seoul. Photo © Sangtae Kim. 5. Exhibition view: Parallel Paths, Alternative Space LOOP, Seoul (2018). Courtesy of the artist and Alternative Space LOOP, Seoul. Photo © Yoon Byoungjoo
 
김택상(b.1958) 역시 한국 현대미술의 2세대 작가입니다. 작가는 물, 공기, 천, 물감이 변화하는 과정을 통해 채도 높은 작품을 제작합니다. 완성된 작품은 개념적으로 정교하고 복잡한 작업 방식을 노출하지 않으며, 그 끝에는 순수하고 자율적인 형태를 이룹니다.
Presentation of works by Taek Sang Kim
Exhibition view: Dui Jip Ki / 뒤집기, Esther Schipper, Berlin, 2023. Photo © Andrea Rossetti
김택상은 지난 30년 동안 자연의 색을 관찰하고 캔버스 천을 반복적으로 염색하는 독특한 작업 과정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작가는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을 촬영한 사진 속 호수와 간헐천의 맑고 선명한 물속 다채로움을 발견했습니다. 이후 이러한 ‘빛’을 그리기 위한 시도를 지속해 왔습니다.
Taek Sang Kim<br>

Taek Sang Kim

Breathing light - Violet Green 23-1, 2023

Water, acrylic on canvas
85,5 x 86 x 2,7 cm

작가는 평평한 용기 안에 안료를 희석한 물과 캔버스 천을 넣어 색을 입히는 작업 과정을 반복합니다. 시간이 지나 용기 속 물이 증발하며 안료가 캔버스 위에 침전됩니다. 화면에 나타나는 선들은 작가의 손이 아닌 증발 과정을 통해 생깁니다. 작업실의 온도, 햇빛, 습도, 바람 등에 따라 다양한 색과 효과를 얻습니다.
1- 4.Taek Sang Kim studio views. Photos © Taek Sang Kim Studio. 5 - 7. Exhibition view: Four Season Exhibition Project, Gallery Aso, Daegu, Korea (2017-2018). Photos © Lee Sumin
작가는 이 과정을 여러 번 반복해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각 단계에서 특유의 색을 추출해냅니다. 여러 단계를 걸쳐 다양한 색층들이 자연스럽게 서로 어우러집니다. 이러한 과정으로 인해 김택상의 화면에는 층위가 뚜렷이 나타나지 않으며, 선형적이고 시간적인 개념은 사라지고 보는 이에게 신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김홍주(b.1945)는 전후 시대 화풍의 대세를 이루었던 두 미술 사조를 벗어난 작가입니다. 김홍주는 퍼포먼스, 조각, 설치 등 작업의 물리적 및 개념적 탐구 끝에 회화로 회귀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개념적 제스처이자 장인 정신을 기리는 수행적 회화 연작을 선보입니다.
Hong Joo Kim, Untitled, 2020, acrylic on canvas, 158 x 205,5 cm
Exhibition view: Dui Jip Ki / 뒤집기, Esther Schipper, Berlin, 2023. Photo © Andrea Rossetti
베를린 전시에 선보이는 대형 〈무제〉는 김홍주가 2010년경부터 지속해 온 작품세계의 특징을 잘 드러내는 작품들입니다. 작가는 초현실주의의 영향을 받은 1970년대 초기작부터 세필붓을 사용해 왔지만 2010년경 세필붓을 집중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이후 이로부터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되었습니다. 특히 붓이 캔버스 표면에 닿을 때 발생하는 촉감을 표현하는 것에 주력했습니다.

그 결과 화면에 나타나는 형상의 중요성은 줄어들고 작품은 보다 추상적으로 변화했습니다. 화면에는 구상과 추상 사이를 오가는 모티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고, 현재 작가는 오직 그림을 그리는 행위를 통해 체감하는 촉감을 드러내는 데에 집중합니다.
Hong Joo Kim<br>

Hong Joo Kim

Untitled, 2020

Acrylic on canvas
158 x 205,5 cm

문의
아래 영상은 예술경영지원센터, 원로작가 디지털 아카이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김홍주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자료입니다.
 
김수연(b.1986)은 다양한 개념적 전략을 화면에 켜켜이 축적합니다. 작가는 회화가 이미지와 물체의 혼합 상태라는 사실을 강조하듯 인쇄된 사진을 사용해 삼차원 모형을 만들고 그 모형을 다시 회화로 옮겨 그리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작가는 수화, 집단적 기억, 특정한 감정적 또는 심리적 기억 등을 분류해 종이 조각으로 전환하고 이 조각들은 회화 작업의 기초가 됩니다. 작가는 최근 붓을 매달고 바람에 따라 움직이게 하여 채집한 흔적을 스캔하고 그 이미지를 바탕으로 그림을 그리는 방법론을 구상했습니다.
Presentation of works by Kim Suyeon
Exhibition view: Dui Jip Ki / 뒤집기, Esther Schipper, Berlin, 2023. Photo © Andrea Rossetti
전시에 선보이는 김수연의 작품은 24시간 동안 기상 상태를 기록하는 연작의 일부입니다. 작가는 붓, 펜, 오일 스틱 등 다양한 도구를 끈으로 매달아 바람의 속도와 방향을 볼 수 있는 흔적을 채집하고 그 흔적들을 캔버스로 옮겨 그렸습니다.

작가는 태양이 정확히 적도 위에 위치하여 낮과 밤의 길이가 동일한 춘분(3월 21일)의 바람과 하늘색을 기록했습니다. 데이터 수집의 일환으로 24시간 동안 정각에 바람을 측정한 것입니다. 이는 데이터와 도구를 기반으로 한 자연의 ‘박제술’로 볼 수 있습니다. 작품 제목은 데이터 수집이 이루어진 날짜와 시간을 가리키며, 하늘색을 나타내는 바탕색을 통해서도 시간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Suyeon Kim<br>

Suyeon Kim

SE23032112, 2023

Acrylic on canvas
100 x 80,3 cm

문의
Suyeon Kim studio view. Photo © Riveruns Official
김수연은 오랜 기간 동안 작품을 통해 기상 현상을 탐구해 왔습니다. 수 세기에 걸친 지식과 기술적인 발전에도 불구하고 날씨는 계속 방향이 바뀌는 바람처럼 아직도 우리에게 정확한 예측이 불가한 영역으로 남아있습니다. 작가는 주변에 항상 바람이 존재 하는 것을 알고 그것의 소리를 들을 수 있지만 그 바람이 어디에서 왔는지, 또는 어디로 가는지 확인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작가는 시각 기록을 채집하는 도구를 만들어 무형의 프네우마(pneuma, 바람, 공기, 또는 정신을 의미하는 그리스어)를 포착했습니다.
 
최하늘(b. 1991)은 자신의 성 정체성을 드러내 활동하는 작가 중 한 명이며 조각이라는 매체와 퀴어 아이덴티티의 주제를 탐구하는 선구적인 작가입니다. 주로 발견된 오브제(found objects)나 레디메이드 (ready-made), 인쇄물, 플라스틱, 암호 또는 기호, 디지털 및 비디오 요소 등 다양한 매체로 작업합니다. 최하늘은 작품을 통해 조각가로서 갖는 의미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재정의합니다.
Exhibition view: Dui Jip Ki / 뒤집기, Esther Schipper, Berlin, 2023. Photo © Andrea Rossetti
베를린 전시에 선보이는 조각들은 신체 부위 조각, 원형이나 뿔과 같은 단순한 모양, 골격이나 촉수를 연상시키는 요소 등 서로 이질적인 것들을 하나의 형태로 연결하고 결합하는 작품입니다.

서로 뒤엉켜 있는 근육질의 팔과 다리들은 마치 두 사람이 포옹하는 모습을 암시해 감각적이고 에로틱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신체 부위 조각들을 조밀하게 구성한 작품에 융합된 기하학적 형상들과 의도적으로 노출된 작품 지지대, 그리고 몸체 주변에 배치된 검은색 정육면체는 작가의 절묘한 추상적 개입을 나타냅니다.
Haneyl Choi. Physically: vibe, humor, hormone, pheromone, stink, body language, 2023, expandable foam, silicone, urethane, urea resin, acrylic, styrofoam, steel frame, bronze pipe110 x 90 x 230 cm (excluding intestines). Courtesy the artist, Gallery 2, Seoul, and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Photo © Sangtae Kim
Haneyl Choi, Physically: vibe, humor, hormone, pheromone, stink, body language, 2023, expandable foam, silicone, urethane urea resin, acrylic, styrofoam, steel frame, bronze wire, 180 x 70 x 80 cm (excluding wire). Courtesy the artist, Gallery 2, Seoul, and Esther Schipper, Berlin/Paris/Seoul. Photo © Sangtae Kim
이 작품들은 최하늘이 최근 직면한 상황으로부터 비롯한 신체에 대한 탐구를 나타냅니다. 작가는 팬데믹으로 인해 경험한 고립감을 통해 다른 사람의 온기를 느끼는 일의 중요성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두 개의 덩어리가 서로 끌어안으며 하나의 덩어리로 합쳐지는, 몸이 뒤틀려 근육들이 꼬이며 서로 합체하는 순간은, 두 개의 호흡이 하나가 되고, 두 방울의 땀이 만나 하나의 물줄기로 흐르고, 다른 밀도의 체액이 섞여 새로운 것으로 재탄생하고, 내장과 외장이 만나 쾌락이 되는 물리적 현전의 순간이다. 내가 남의 몸을 조종하려고 할 때 느끼는 상대방의 저항과 그 무의식적 반작용의 힘을 다시 꺾으려는 하나의 순환은 인간이 여전히 인간임을 느끼게 해주는 물리적인 순간이다.”
Haneyl Choi<br>

Haneyl Choi

Physically: vibe, humor, hormone, pheromone, stink, body language, 2023

Expandable foam, silicone, urethane urea resin, acrylic, styrofoam, steel frame, bronze wire
180 x 70 x 80 cm (excluding wire)

문의
최하늘은 남성성, 뒤틀린 퀴어 정체성, 미술사, 신-미래주의, 국내의 기준으로부터 일탈 등을 주제로 작업한다. 무한한 컨텐츠 피드를 통해 자유 연상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현대 세계와 유사하게, 최하늘은 다층적 사유를 하며 작품에 풍자와 끝없는 유머를 내재합니다.
1. Haneyl Choi, Move, Common Dream: Be a Great IDOL, 2022, sponge, expanded polystyrene, plywood, 3D printed solid, plaster, approx. 350 x 350 x 220 cm, commissioned by Parasite, Hong Kong. Photo © Felix S.C. Wong, Parasite, Hong Kong. 2. Sculptural IDOL: <433 Three minutes, fourty-four seconds>, 2022, steel, mirror(acrylic), styrofoam, chrome on steel, sponge, various size. Photo © Daegu Art Museum, Daegu. 3. Exhibition view, Manner, P21, Seoul; Gallery2, Seoul (2022).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2, Seoul, and P21, Seoul. Photo © Sangtae Kim. 4. T2, 2022, resin on kart, 150 x 190 x 200 cm. © Sangtae Kim, P21, Seoul
 
진 마이어슨(b. 1972)은 한국에서 태어났으나 ‘실향 입양인’으로서 미국에서 성장했습니다. 출생 기록조차 없는 수많은 입양인이 경험하는 소실된 개인의 과거와 유산, 내적 갈등, 그리고 그들의 귀환에 대한 국내의 편견 등은 진 마이어슨 작품세계의 핵심입니다.
Left: Jin Meyerson, Ascendant 2.0, 2023
Center: Ascendant 1.0, 2023
Right: STAGEDIVE, 2015
Exhibition view: Dui Jip Ki / 뒤집기, Esther Schipper, Berlin, 2023⁠. Photo © Andrea Rossetti
작가는 1996년부터 컴퓨터 그래픽을 스케치 도구로 활용한 프론티어 옵틱스(Frontier Optics)의 선구자로, 아메리카나(미국적인 것, Americana)에서 발췌한 이미지를 극도로 왜곡시켜 미국 문화를 주제로 한 네오 팝(Neo-pop) 회화를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199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과학적 데이터 캡쳐와 이미징 기술을 도입한 진 마이어슨의 회화는 위기/위태, 치유/회복, 쇄신/재생에 대한 비평적 담론으로부터 비롯되며, 추상과 구상의 회화적 언어를 연결하는 매개체입니다.
Jin Meyerson

Jin Meyerson

Ascendant 2.0, 2023

Oil and acrylic polymer on canvas
190 x 190 cm

문의
〈Ascendant〉는 프로그래밍에 대한 작가의 관심을 나타내는 새로운 연작입니다. 작가는 미래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초자연과 양자물리학에 존재하는 ‘역인과성(retrocausality)’의 개념을 탐구합니다. 역인과성은 역방향 인과성을 의미합니다. 즉, 원인보다 먼저 발생하는 효과로 인해 이전 시점에 영향을 미치는 개념입니다.

작가는 과거 연작인 〈Séance〉 의 스캔본과 이미지 소스, 이미징 프로그램과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을 사용해 만든 영상을 차용했습니다. 작가에게 회화는 이미 본질적으로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제작된다고 믿습니다. 작가는 “그림을 그리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내러티브나 선형적인 시간의 흐름을 뒤바꿔 예상되는 미래를 현재로 되돌린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전 작업인 〈Descendant〉 연작에서는 영상 작업만을 큐레이팅해 제작했다면, 신작인〈Ascendant〉 연작에서는 영상 작업을 편집하고 인식의 층을 추가해 인식의 층위를 더했습니다. 현재 뉴욕 록펠러 센터에서도 〈Ascendant〉 연작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1 - 2. Exhibition view: Origin, Emergence, Return, Rockefeller Center, New York (2023). Courtesy of the artist and Johyun Gallery, Busan. Photo © Jin Meyerson Studio. 3 - 4. Studio views, Courtesy of the artist. Photos © Jin Meyerson Studio
 
손동현(b. 1980)은 서로 다른 형식과 개념들을 의도적으로 조합하고 절충해 독특한 작품을 제작합니다. 작가는 필묵 문화의 대표적인 산수화를 해체하고 재조합하는 작업을 통해 동서양의 미학적 감성을 창의적으로 넘나듭니다.

손동현은 코믹스, 그래피티, 망가 등과 같은 현대의 시각 언어와 어진, 족자, 병풍 등과 같은 전통 매체를 병치하는 등 다양한 회화 언어와 요소들을 결합하는 노력을 오랜 기간 지속했습니다. 작가는 최근 북송의 곽희(郭熙)의 〈조춘도〉(早春圖)나 범관(范寬)의 〈계산행려도〉 등을 다양한 매체와 기법, 시점 및 배율로 해체해 재해석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Exhibition view: 뒤집기 / Dui Jip Ki, Esther Schipper, Seoul, 2023. Photo © Sangtae Kim
서울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들은 고암 이응노의 〈용〉(1988)를 참조합니다. 손동현은 서예의 오랜 전통 기법을 재해석하면서 현대의 회화 언어와 기법을 사용합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스텐실과 스프레이 페인트를 사용해 형상을 구현했습니다.
<strong>Donghyun Son</strong><br>

Donghyun Son

Blue and Green Dragon, 2023

Ink and acrylic ink on paper
117 x 180 cm

문의
베를린 전시에 선보이는 작품인 산과 계곡의 여행자들은11세기 북송 시대 산수화가 범관(范寬)의 〈계산행려도〉를 참조합니다. 작가는 원화에서 발췌한 모티프를 각 패널에 가져와 새로운 기법으로 표현합니다. 고전의 걸작을 효과적으로 해체하고 현대의 회화 언어로 재구성한 것입니다.

손동현은 먹, 잉크, 아크릴릭 잉크, 탁본 먹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고, 장난감, 분무기, 모양자와 같은 일상의 사물을 도구 삼아 탁본하거나 스텐실 하는 등 독창적이고 즉흥적인 기법을 사용합니다. 이 작품에서는 종이를 구기고 먹물을 분사해 산과 바위의 요철을 표현하고 아크릴릭 잉크를 배채해 마무리 했습니다.
1, 3, 4. Exhibition views: Ink on Paper III, Gallery2, Seoul (2022). Courtesy of the artist and Gallery2, Seoul. Photos © Sangtae Kim
2: Exhibition view: Early Spring, Perigee Gallery, Seoul (2021).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igee Gallery, Seoul. Photo © Sangtae Kim
 

인스타그램 가이드 - 서울

 

Exhibitions in Korea

Simon Fujiwara, Hello Who?, 2022, digital animation video, sound, duration: 02:29 min. Still © the artist
Semi Art Community Project: Boo Gie Woo Gie Art Museum
With Simon Fujiuwara
Ulsan Art Museum
Through September 2, 2023
www.ulsan.go.kr
 
Angela Bulloch, Night Sky: Pegasus Solstice.12, 2020
LED lights, blue felt, aluminum, 201 x 268 x 7 cm. Photo © Eberle & Eisfeld
Architecture Becomes Art
With Angela Bulloch
August 24 – November 19, 2023
Cheongju Museum of Art
www.cmoa.cheongju.go.kr
 
Rosa Barba, Inside the Outset: Evoking a Space of Passage, 2021
16mm film transferred to digital and 8k film, sound, 31:15 min. Film still © Rosa Barba
GIAF23 Gangneung International Art Festival
With Rosa Barba and Tino Sehgal
Various locations, Gangneung
September 26 – October 29, 2023
www.giartfestival.com
 

Press

 
 
FOR PRESS INQUIRIES
DAVID ULRICHS
TEL: +49 (0) 176 50 33 01 35
DAVID@DAVIDULRICHS.COM
ESTHER SCHIPPER
POTSDAMER STRASSE 81E
10785 BERL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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